“신약 개발로 삶의 시간을 늘리다” 한국MSD 임상연구부 전무 이현주 동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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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커뮤니케이션팀
- 인터뷰자
- 작성일 2025-11-27
- 한국 MSD 전무 이현주 동문(약학부 97) 인터뷰

미국 제약 대기업인 Merck Sharp & Dohme Corp.(통칭 ‘머크’)의 한국 법인 임상연구부를 이끌고 있는 이현주 동문은 임상연구를 통해 환자들의 생존 가능성을 높이는 일을 하고 있다. 임상연구로 개발된 신약이 더 많은 환자를 호전시킬 수 있을 때, 일의 의미를 다시금 느낀다고 말한다.
한국MSD 리더십팀이자 임상연구부의 컨트리 헤드로서, 그는 한국의 임상 연구 역량을 세계로 알리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고 있다. 편견보다 역할에 집중하고, 다양한 리더십을 보여주려는 그의 신념을 숙명통신원이 직접 들어보았다.
1. 안녕하세요. 간단히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한국MSD라는 제약회사에서 근무하고 있는 이현주입니다. 97년도에 약학대학에 입학하여 2001년에 졸업했고요. 항암 연구 아시아 총괄을 거쳐 현재는 한국MSD 전무로서 항암제를 포함한 국내 모든 임상시험을 수행하는 부서의 부서장을 맡고 있습니다.
2. 약대를 졸업하신 이후 제약업계 중에서도 임상 연구 분야로 진로를 결정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제가 졸업할 당시 한국에서 임상시험 분야가 막 성장하는 시기였어요. 제 외향적인 성격과 학창 시절 열심히 공부했던 영어를 모두 활용할 수 있는 직무가 무엇일지 알아보니 이 분야의 직무와 딱 맞더라고요. 특히 외국계 회사의 경우 본사와 영어로 긴밀하게 소통해야 하고, 병원을 직접 방문해 자료를 확인하는 외근이 많아요. 이 모든 요소가 제가 기대했던 업무라는 확신이 들어서 임상 연구 분야로 진로를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3. 현재 한국MSD 임상연구부 전무로서 담당하고 계신 핵심 업무와 그 역할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 부탁드립니다.
임상시험을 하려면 먼저 우리나라에 시험을 유치해야 하는데요. 이는 저희가 참여하고자 하는 연구를 본사로부터 배정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연구가 한국에서 진행되는 게 결정되고 나면, 우리나라는 연구 규정에 따라서 임상시험심사위원회(IRB)와 식약처 등의 승인을 모두 받아야 해요. 따라서 연구할 수 있는 적합한 기관을 찾고 연구자분들과 계약합니다. 모든 승인을 받게 되어 연구가 시작되면 환자분들을 모집하고 자료들을 검토합니다. 임상시험이 종료되면 마침내, 최종 보고서가 나오는데요. 이 ‘신약’을 실제로 시판할 수 있도록 식약처에 신약 허가 신청을 받아야 합니다. 그 전체 과정을 저희 부서가 담당하고 있고, 이 전체 과정을 책임지고 감독하는 역할을 제가 맡고 있어요.
4. 최근 제약·바이오산업의 급성장과 함께, 임상연구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적잖게 보이는데요. 동문님께서는 이를 어떻게 바라보시나요?
임상연구를 수행하는 기업과 연구자, 그리고 관련 국가 기관 모두 환자의 안전을 가장 우선순위에 두고 있습니다. 환자를 보호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안전장치가 굉장히 많이 마련되어 있고, 과학과 기술의 발전으로 의약품의 안전성과 유효성의 예측 가능성 역시 높아지고 있죠. 또 안전성 확보와 동시에 ‘질병 자체에 대한 고민’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90년대만 해도 폐암 환자의 1년 생존율이 30%가 안 됐어요. 요즘은 폐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이 30% 정도 돼요.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좀 더 길어졌죠. 결국은 임상연구가 계속됐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이루어지는 연구들은 나머지 70% 환자분들의 치료를 목표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연구 과정에서 환자를 보호할 수 있는 장치가 충분히 마련되어 있고, 긍정적인 결과가 예상된다면 연구는 계속해서 장려되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5. ‘임상연구’의 특성상, 돌발 상황이나 급작스레 찾아오는 위기가 많을 것 같은데요. 한 부서를 이끄는 부서장이신 동문님만의 컨트롤하는 노하우가 궁금합니다.
제가 계속 저희 부원들에게도 하는 말인데요. “이 또한 지나간다.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다.”예요. 제 잘못으로 일어난 위기는 고치면 돼요. 그리고 다음에 반복하지 않으면 되는 거예요. 이렇게 생각해야 건강해지겠죠. 후회한다고 해서, 과거에만 집중한다고 해서 달라질 건 아무것도 없으니까요. 발생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하고, 다음에 이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집중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6. 지금까지 진행했던 임상연구 프로젝트 가운데 특히 기억에 남는 사례나 인상 깊었던 경험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얼마 전에 은퇴하신 교수님을 뵀었던 게 기억이 나네요. 교수님께서 마지막으로 저와 같이 진행한 연구의 환자를 마지막 외래 진료로 만나셨다고 하시더라고요. 그게 10년도 더 전에 했던 말기암 대상으로 하는 연구여서 사실 생존율이 그리 높지 않아요. 그런데 그 당시에 교수님이랑 저랑 했던 연구에서 환자분이 거의 완전 치료가 되셨어요. 정말 행운인 거죠. 교수님께서 “우리가 그때 그 연구를 안 했으면 내가 지금까지 이 환자를 이렇게 못 보지 않았겠냐”라고 하시더라고요.
사실 그런 말씀을 주신 분이 벌써 두 분이세요. 저는 의료진이 아니기 때문에 그 환자분이 누군지도 모르고 직접 뵌 적은 없지만, 연구를 통해 좋은 효과를 봐서 환자분에게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졌다는 말을 들을 때, 무엇보다 보람찬 것 같습니다.

7. 제약·바이오 산업은 특히 여성 리더들의 활약이 돋보이는 분야인 것 같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 리더로서 커리어를 쌓아오시며 어려우셨던 점이나 느낀 점이 있으실까요?
제약·바이오 산업이 다른 산업하고는 조금 차이가 있는 게 여성 리더들이 굉장히 많아요. 보통 전공을 약학이나 간호학, 의학, 보건학 등을 베이스로 하고 있어서 상대적으로 여성의 비율이 많은 영역이라 그런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상대적으로 운이 좋았다고 생각해요. 이런 분야에 진출했기 때문에 여성이 리더가 된다는 것에 큰 장벽을 느꼈다기보다 내가 어떤 리더십을 보이고, 어떤 성과를 보이는가에 대해 조금 더 객관적으로 봐주거든요.
그래서 내가 ‘여성 리더라서 다르다’, ‘남성 리더라서 다르다’ 이런 것에 대한 편견을 계속 내려놓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젠더에 의해서 규정된다기보다는, 맡은 역할에 따라 더 다양한 리더십을 보여주려고 노력하는 게 필요한 것 같습니다.
8. 동문님께서 지금 이 자리에 오게 만들어준 리더십을 발휘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가치가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비단 제가 개인적으로 성장하겠다는 것에 집중하기보다는 우리 부서 아니면 우리나라에 제가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해 얼마나 더 좋은 긍정적인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지 고민을 많이 해요. 저는 한국 MSD 리더십 팀이기도 하지만 AP(아태지역) 안에 각 나라의 컨트리 헤드 중에 1명이기도 합니다. 현재 AP 안에서는 한국이 조직 규모도 가장 크고 가장 많은 과제를 수행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이 연구를 잘하고 있다’, ‘우리가 어떤 강점이 있다’ 이런 것들을 계속해서 본사에 보여주려는 노력을 많이 해요. 제가 리더로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거는 ‘내’가 아니라 ‘우리’가 잘하고 있는 것들을 대내외적으로 계속해서 알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야 더 좋은 기회가 우리에게 오고 그게 결국은 직원 분들 개개인의 성장으로 이어지거든요.
9. 숙명여대에서의 학문적 경험이나 인연이 현재의 커리어에 어떤 영향을 주었나요?
‘숙명여대 출신’이라는 이름으로 연결되는 일들이 굉장히 많아요. 제가 일을 하거나, 규제 개선이 필요할 때 저 혼자 하는 게 아니라 대부분 이 업계에서 리더십 리더로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계신 분들 아니면 여러 협회와 같이 협력해서 일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데 그 자리에 우리 학교 동문들이 굉장히 많으세요. 서로 응원도 해주고 자료도 공유하고, 내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많은 조언을 줄 수 있는 좋은 선배님이 많습니다.
일을 하면서 계속 느끼는 건데 학교에서 쌓았던 인연이 되게 중요하더라고요. 인연을 쌓지 않았어도 동문이라는 이름으로 연결되는 것들이 굉장히 많이 있거든요. 제가 일을 하거나, 규제 개선이 필요할 때 저 혼자 하는 게 아니라 대부분 이 업계에서 리더십 리더로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계신 분들 아니면 여러 협회와 같이 협력해서 일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데 그 자리에 우리 학교 동문들이 굉장히 많으세요. 서로 응원도 해주고 자료도 공유하고, 내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많은 조언을 줄 수 있는 좋은 선배님이 많습니다.

10. 앞으로 한국MSD 혹은 동문님 개인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요?
우리나라가 임상시험 강국으로 자리매김했다고 해서 영원히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에요. 변화하는 국제 환경에 맞춰 우리나라의 규제가 외국 규제와 조화를 잘 이루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국제적 트렌드에 맞춰서 규제가 잘 마련될 수 있도록 영향력을 발휘하고 싶은 게 제 개인적인 목표이기도 하고 회사에서의 목표이기도 해요.
11. 마지막으로, 임상연구 분야에 진출하고자 하는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약학을 전공한 친구들은 특히 다양한 커리어를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임상 분야가 지닌 매력을 더 많은 분이 알게 되었으면 합니다. 상대적으로 여성이 중점적인 영역이기 때문에 본인이 충분한 역량을 갖추고 있다면 리더십과 관련된 기회를 많이 가질 수 있을 거예요. 제약 산업의 구조와 흐름에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도전을 즐기고 유연한 위기 상황에 대한 대처할 수 있다면 임상 분야와 잘 맞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취재: 숙명통신원 24기 명수민(문헌정보학과 24), 홍신영(문헌정보학과 24)
정리: 커뮤니케이션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