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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기획] ‘바다의 해적’ 불가사리로 친환경 디자인 소품 개발한 바다별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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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기획] ‘바다의 해적’ 불가사리로 친환경 디자인 소품 개발한 바다별팀

별처럼 생겨서 Starfish라는 이름이 붙은 불가사리는 한편으론 바다의 해적이라는 악명이 있을 정도로 해양 생태계를 교란하는 생물이다. 특히 외래종인 아무르 불가사리는 갑각류 뿐만 아니라 물고기까지 먹어 치우는 엄청난 식성 때문에 우리나라 바다 생태계의 커다란 위협이 되고 있다. 또한 불가사리의 어장 황폐화를 막고자 수거 및 소각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 오염도 골칫거리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우리 대학 재학생들로 이뤄진 창업팀 바다별은 불가사리를 활용한 업사이클링 제품을 통해 해양 환경을 보존하는 사업 아이템을 선보였다. 지난해 창업 동아리 2기에 선정되고 창업경진대회에서 호평을 받을 정도로 시장성도 인정받은 이들의 사업 포부를 들어봤다.


버려지는 불가사리를 업사이클링하는 인테리어 브랜드 온데아르를 런칭한 바다별팀


1. 먼저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홍보광고학과 19학번인 육예담이라고 합니다. 제가 속한 바다별 팀은 경영학부 2명, 한국어문학부 1명, 그리고 저까지 총 4명으로 이뤄져 있어요. 지난해 사회적 가치를 비즈니스로 구현하는 동아리인 인액터스에서 만나 4월부터 사업을 기획했습니다.


2. ‘바다별’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바다별은 해양생태계를 파괴하는 불가사리를 업사이클링 재료로 활용해 디자인 소품을 만드는 창업 동아리입니다. 스페인어로 ‘물결이 일다’라는 의미를 가진 브랜드 ‘온데아르’를 런칭하고 텀블벅에서 제품 제작을 위한 펀딩을 진행하고 있어요.


3. 사업 아이템은 어떻게 구상하신 건가요?


팀을 결성한 뒤 ‘시들어가는 지구를 위해 해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유해 불가사리로 인한 해양 황폐화를 막는 것을 프로젝트의 목표로 정하게 됐어요. 불가사리는 높은 포식성과 번식력을 바탕으로 굴, 조개와 같은 어패류를 닥치는 대로 잡아 먹어요. 그래서 생태계 교란과 어장 황폐화라는 문제가 생기죠. 특히 외래종인 아무르 불가사리는 지자체에서 퇴치작업을 벌일 정도로 골칫거리가 됐습니다. 오래된 심각한 문제인데 아직 모르는 분들이 많기 때문에 저희가 널리 알리고 해결방법까지 모색하고자 나온 것이 바로 불가사리 업사이클링 소품 제작입니다.

불가사리의 추출성분은 시멘트의 주 성분과 같은 다공성 구조체로 이뤄져 있어서 튼튼한 인테리어 소품을 만드는 데 적합하다고 합니다. 이에 착안해 저희는 가치 소비를 하는 2030 여성을 타겟으로 예쁜 디자인의 불가사리 업사이클링 소품을 만들기로 결정했습니다.


불가사리 가루로 만든 친환경 석고 트레이 [출처: 온데아르]


4. 생소한 분야인 만큼 시행착오도 많으셨을 것 같아요.


먼저 불가사리를 구해야 했죠. 관련 자료를 찾아보니 강원도 강릉에서 아무르 불가사리 500kg을 해양경찰 분들이 건져 올려 소각했다는 기사를 봤어요. 그냥 쓰레기로 버리면 또 다른 환경 오염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걸 대신 받아서 제품 원료로 쓰면 좋겠다 싶었어요. 그래서 지난해 5월부터 강릉해양경찰청에 연락해 저희 아이디어를 설명드리고 폐기하는 불가사리를 요청했습니다. 이를 인연으로 8월에는 국순당, 해양경찰청, 그리고 우리 대학생 팀이 같이 민관학 합동 해변 정화 플로깅 행사를 하기도 하고 수거한 불가사리를 무상으로 받을 수 있었어요.

불가사리를 가루로 만드는 것도 문제였어요. 어디 방법이 나와 있는 게 아니니 유튜브에서 불가사리 냄새 안 나게 하는 방법 검색해서 얼려보기도 하고 직접 삶은 뒤 내장 제거해서 세척도 하고 소독해서 믹서기로 갈아보는 등 정말 다양한 방식을 시도했죠. 원래 불가사리 하면 작고 귀여운 이미지였는데 아무르 불가사리는 크기가 노트북만 하고 징그럽더라고요. 이런 경험을 통해 제조법을 개발했습니다.


불가사리를 재료로 만드는 과정


5. 제품을 트레이로 만드신 이유가 있나요?


처음엔 화분을 만들고 싶었어요. 그런데 불가사리 가루가 어떤 식물에 좋은지 분석도 해야 하고 화분을 판매하기에도 소비자 타겟 선정에 어려움이 있었죠. 그래서 소모품이 아니라 집에 오래 두고 쓸 수 있는 제품으로 무난한 트레이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기획 단계에서 여성층을 대상으로 창업캠프에서 여러 디자인 수요조사를 한 끝에 모던한 제품이 나왔습니다. 바다를 연상시키는 물결모양, 색상, 모래사장 느낌의 테라조 기법 등이 이런 조사 끝에 나온 디자인이죠.


6. ESG 관점에서 본인의 창업 아이템이 어떤 의미를 가질까요?


3가지가 있는데요. 먼저 상품에 필요한 주 원료를 수급하기 위해 불가사리를 지속적으로 수거하여 번식을 막을 수 있습니다. 시제품 제작 기준으로 제품 1개당 불가사리 2개의 제거 효과가 있어요. 두 번째로, 불가사리 처리 비용에 드는 약 70억 원의 비용을 절감하고 소각/매립에 따른 공기 및 토양 오염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끝으로 불가사리 자원화 시장을 활성화시켜 업사이클링에 대한 인식도 제고하고, 소비자들에게 불가사리가 해양에 피해를 준다는 사실을 널리 알리는 기회가 된다는 점입니다.


지난해 8월 강릉에서 진행한 해양 환경 보호 캠페인 활동


7. 대학 생활을 하시면서 창업에 대한 도움이나 지원을 받으신게 있을까요?


바다별은 지난해 창업 동아리 2기로 선정됐어요. 다들 비즈니스 지식이 부족한데 창업캠프나 각종 강연에 참석해서 많은 배움을 얻었습니다. 또 창업경진대회, 공모전에 도전해서 멘토링을 받고 IR 투자 발표법 같은 지식도 배울 수 있었죠. 그런 경험들이 정말 소중합니다.


2023 숙명여대 지·산·학 EXPO에 참여한 바다별팀


8. 예비창업자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좋은 사업 아이템이 있다면 꼭 대학생 때 해보시길 권합니다. 대학생이 모르는 것이 많고 경험이 없다는 게 약점이지만 오히려 얻을 수 있는 특권도 많으니까요. 대학생 대상 공모전도 다양하고 학교 지원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저희가 이번 사업을 하면서 강릉의 공공기관들에 연락했을 때도 숙명여대 학생 신분이라서 더 귀담아 들어주신 것 같아요. 창업이 거창해보이고 일단 시작하면 어려움이 오기 마련입니다. 그렇지만 헤맨 만큼 자기 땅이라는 말이 있듯이 그 과정에서 자기의 것을 만들어 나가는 시간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