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여자대학교숙명여자대학교

사이트맵 열기

사이트맵

 
모바일메뉴열기 모바일메뉴 닫기

SM인터뷰

학생 INTERVIEW

동물을 위한 보도를 연구하다, 한국일보 동물복지전문기자 고은경 학우

  • 조회수 72
  • 작성자 커뮤니케이션팀
  • 인터뷰자
  • 작성일 2026-01-19
  • 한국일보 동물복지전문기자 고은경 학우 인터뷰(대학원 미디어학과 박사과정 수료)


한국일보 고은경 기자, 그리고 반려견 가람이(왼쪽)와 가락이


처음 만난 반려견과의 시간은 동물의 세계를 이해하는 출발점이 되었다. 고은경 학우는 실험동물이나 도심동물과 같은 쉽게 주목받지 못하는 존재들을 꾸준히 취재하며, 동물에게 실제로 도움이 되는 보도란 무엇인지 질문해 온 동물복지전문기자다.


오랜 기자 경험 속에서 인간 중심의 시선이 만든 한계를 느낀 그는, 이제 숙명 캠퍼스에서 미디어 언어가 동물 인식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며 올바른 보도 기준을 찾고 있다. 동물의 편에서 기록하고자 하는 고은경 학우의 여정을 숙명통신원이 들어보았다.

 

1. 한국에서 동물권에 대한 인식이 지금보다 훨씬 낮았던 10년 전부터 동물 뉴스를 취재해 오셨어요. 동물 복지 전문 기자가 되신 과정이 궁금합니다.


저는 원래 동물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기자는 아니었고, 처음 키웠던 반려견 ‘꿀꿀이’를 계기로 동물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2014년부터 동물에 관한 칼럼과 기사를 연재하던 중, 회사 차원에서 온라인 기사를 강화해 보자는 움직임이 있었고 ‘동물’이 메인 콘텐츠로 선정되면서 동물에 관심이 있던 제가 신규 팀의 팀장을 맡게 되며 이 길을 밟아오기 시작했죠.


2. 취재 과정에서 어려움이 많았을 것 같아요. 이 일을 계속 이어갈 수 있게 한 원동력이 궁금합니다.


처음에는 사람 쓸 지면도 부족한데 동물 쓸 지면이 어디 있냐는 말을 듣기도 했어요. 동물 뉴스를 쓴다고 하면 귀여운 반려동물 이야기일 거라는 선입견도 있었죠. 다른 기자들처럼 출입처가 명확히 정해져 있지 않다는 점도 어려웠고, 커리어 측면에서 불리할 수 있다는 우려의 시선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이 일을 계속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동물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는 마음 때문이었어요. 거의 모든 보도가 인간 중심의 시각으로 이루어지고 있잖아요. 그래서 저는 동물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전하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그 신념이 이 일을 계속하게 만들어줬어요.


3. 한국일보에서 포커스 취재로 진행 중인 ‘위기의 도심동물’ 시리즈는 반려동물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심이 낮은 생명체까지 시선을 확장한 기획이라고 느꼈습니다. 이 시리즈를 어떻게 기획하게 되었나요?


‘위기의 도심동물’ 시리즈는 인간 기준으로만 동물을 판단하는 현실에 대한 문제의식으로 출발했어요. 사람들은 자신에게 긍정적 영향을 주는 동물에 대해서는 호의적으로 생각해요. 문제는 인간의 입장에서 동물에 의해 피해를 입는다고 생각할 때예요. 농작물 피해일 수도, 비둘기처럼 미관상 공포심을 일으키는 피해일 수도 있죠.


최근 들어 인간의 개발 반경과 동물 활동반경의 접점이 늘어나고 있어요. 하지만 위기에 놓인 동물들은 자신의 상황을 말할 수 없고, 결국 인간의 시선으로만 정책이 만들어지기 쉽습니다. 그래서 저는 인간과 동물이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전달하고 싶었어요. 그 고민이 모여 도심 속에서 우리가 자주 마주치는 동물들을 주인공으로 삼아 소개하는 시리즈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지난해 7월 경기 남양주시 동물자유연대 입양센터인 온센터에서 만난 도사견 '초코'


4. 동물 보도는 종종 감정적이거나 자극적으로 소비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사실성과 공감 사이에서 어떤 기준을 세워 균형을 유지하고 계신가요?


이른바 ‘잘 팔리는 기사’에 대한 욕심은 늘 있어요. 온라인 환경에서는 내용이 아무리 좋아도 사람들의 흥미를 유발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기 때문에 제목과 이미지에도 신경을 기울입니다. 하지만 어떤 기사를 쓰더라도 그 기사가 동물에게 도움이 되는지 먼저 생각해요. 특히 기사가 동물에 대한 선입견을 주면 안 되니 더욱 신중하게 접근하려고 노력하죠.


5. 우리대학 대학원 미디어학과 박사과정에서 ‘미디어와 동물 관계’를 연구하고 계세요. 이 연구를 시작하게 된 특별한 계기와, 이를 통해 이루고 싶은 목표가 궁금합니다.


매일 같이 동물 관련 기사를 쓰다 보니, 자연스럽게 미디어의 언어가 가진 무게를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지금의 동물 뉴스들을 보면, 자극적이고 부정적인 프레임 때문에 우려되는 부분이 많거든요. 예를 들어 도심에 나타난 너구리를 ‘외계 생명체’로 묘사하거나, 개 물림 사고가 발생했을 때 해당 개를 ‘살인견’이라 칭하는 식이죠. 언론이 무심코 쓴 이러한 단어들은 독자들에게 동물에 대한 막연한 공포나 혐오를 심어줄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연구를 통해 해답을 찾고 싶었습니다. 기사를 작성할 때 단순히 사실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 어떤 표현과 구성을 사용해야 대중에게 올바른 정보를 주고 동물에 대한 태도를 긍정적으로 개선할 수 있을지를 이론적으로 입증해 보고 싶었어요. 연구가 결실을 맺는 날에는, 다른 기자 분들에게 "동물 뉴스는 이렇게 써야 한다"라는 실질적인 보도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주고도 싶습니다. 그것이 바로 제가 해야 할 역할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기사를 통해 새 가족을 만난 빵떡이와 반가운 재회


6. 한국 사회에서 동물권에 관한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는 가운데, 어떤 동물복지 의제가 가장 시급하게 다뤄져야 한다고 보시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특히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인 남겨진 존재들에 대해 꼭 이야기하고 싶어요. 제가 이 일을 하는 동안 반드시 해결하고 싶은 숙제이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수족관의 돌고래들이에요. 이제 법적으로 고래류 수입은 금지되었지만, 이미 수족관에 갇혀 있는 친구들이 여전히 존재하거든요. 개 식용 금지법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단순히 미래의 희생은 막았을지 몰라도, 지금 당장 농장에 남겨진 개들에 대한 구체적인 보호 대책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죠. 


소위 생태계 교란종이나 유해 야생동물로 지정된 동물들의 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가령 뉴트리아가 교란종이라는 이유로 골프채로 잔인하게 맞아 죽어도, 그 살해 방식에 대해서는 처벌할 조항이 없는 게 현실입니다. 비록 개체 수 조절이 필요하다 해도, ‘인간이 동물을 함부로, 고통스럽게 죽여도 되는가?‘라는 질문은 피할 수 없다고 봅니다. 어떤 이름표가 붙든 생명을 다루는 방식에 있어 최소한의 윤리와 존엄을 지키는 것, 그것이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성숙한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7. 앞으로 동물복지 문제 해결을 위해 장기적으로 도전하거나 추진하고 싶은 새로운 활동이나 목표가 있으신가요?


사실 저는 먼 미래의 거창한 목표를 세우기보다 오늘 하루 제게 주어진 몫을 치열하게 살아내는 편이에요. 하지만 분명한 목표는 하나 있습니다. 제가 가진 능력, 제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을 온전히 ‘동물을 위해’ 쓰고 싶다는 것이에요. 그것이 대학원에서의 학문적 연구가 될 수도 있고, 지금처럼 현장에 나가 취재하는 일일 수도 있겠죠. 방법은 달라질 수 있지만 본질은 변하지 않을 겁니다. 제 모든 활동의 중심에는 언제나 동물의 편에 서겠다는 마음가짐이 단단히 뿌리내리고 있을 테니까요.


실험동물 입양 행사에서 오군이와 함께


8. 동물 보도와 연구라는 길을 선택하신 만큼, 진정성 있는 선택의 힘을 누구보다 잘 아실 것 같습니다. 자신의 진짜 관심사를 찾고 싶은 학우들에게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자신이 진정으로 무엇을 좋아하는지 들여다보라는 말을 꼭 해주고 싶어요. 좋아하는 마음이 있어야 지치지 않고 노력할 수 있고, 그 노력이 쌓여야 길이 보이거든요. 저는 지금 제가 사랑하는 기자라는 업에, 제가 사랑하는 동물이라는 존재가 더해진 삶을 살고 있습니다. 좋아하는 일들이 만나 시너지를 내는 지금의 이 자리가 저에게는 너무나 소중하고 행복해요.


여러분도 세상의 기준보다는 내가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를 먼저 따져보셨으면 좋겠어요. 내 마음의 소리를 정확히 알고, 시야를 넓혀 다양한 가능성을 두드린다면, 분명 여러분만이 걸을 수 있는 빛나는 길이 나타날 거라 믿습니다.



취재: 숙명통신원 23기 우지윤(한국어문학부 24), 조준희(정치외교학과 23)

정리: 커뮤니케이션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