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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인터뷰

동문 INTERVIEW

내 안의 어린아이를 위로하는 법…2026 서울신문 신춘문예 당선, 현정아 동문

  • 조회수 65
  • 작성자 커뮤니케이션팀
  • 인터뷰자
  • 작성일 2026-02-12
  • 동화작가 현정아 동문(국어국문07) 인터뷰



“동화 속에 나오는 주인공이 결국엔 웃게 되듯이 책을 덮는 마지막 순간에는 모두가 웃음을 지을 수 있기를 바라요.”


우리에게 동화란 무엇일까? 어렸을 적 부모님이 퇴근 후 집에 돌아오기만을 한없이 기다렸던 기억, 놀이터에서 그네를 처음 타던 기억. 현정아 동문의 동화는 그런 사소한 장면에서 시작된다. 2022년부터 동화를 쓰기 시작한 그는 지난 1월 ‘2026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투고한 『엄마가 돌아오게 하는 방법』이라는 작품으로 당선됐다.


그가 써 내려가는 이야기는 사소하지만 큰 울림을 준다. 그의 동화는 어린아이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동화를 통해 아이들에겐 세상을 살아가는 법을, 어른들에겐 잊고 있었던 어린 시절의 감정을 위로한다. 본인의 마음 깊은 곳에 여전히 살고 있는 어린아이를 위한 동화에서 시작하여, 이제는 모든 어린이의 편에 서서 그들을 달래주고 싶다는 그의 이야기를 숙명통신원이 들어보았다.




1.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국어국문학과(현 한국어문학부)를 졸업한 현정아 작가입니다. 졸업 후에는 사진 전문 잡지사에서 기자로 일했고 결혼 후 두 아이를 키우면서 전업 주부의 생활을 했습니다. 아이를 키우며 자연스럽게 다양한 동화책을 접하게 되었고, 2022년부터 동화를 쓰기 시작해 올해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엄마가 돌아오게 하는 방법』이 당선되어 등단하게 되었습니다.


2. 2026 서울신문 신춘문예에서 당선된 동문님의 작품 『엄마가 돌아오게 하는 방법』은 많은 어린이의 현실과 맞닿아 있다고 느꼈습니다. 이 작품은 어떤 생각에서 비롯됐나요?


부모가 맞벌이이거나 근무시간이 불규칙한 경우 최소한의 안전장치로 가정용 CCTV인 ‘홈캠’을 설치하는 가정들이 제법 많지요. 그렇지만 또 홈캠에 필요 이상으로 의지하기도 해서 자녀와 교감하는 시간이 적어지는 현상도 발생합니다. 저는 이러한 현실에서 드러나는 문제들을 『엄마가 돌아오게 하는 방법』이라는 동화에 담아 우리 아이들에게 동화 속에서나마 엄마와 아빠를 돌려주고 싶었습니다.




3. 동문님께서 쓰신 많은 동화 속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이나 등장인물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저는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 때마다 허구의 세상임을 알면서도 작품 속 등장인물이 실제로 어딘가에 살아있을 것만 같은 느낌을 받고는 해요. 그래서 그런지 저는 제가 쓴 동화 속 인물 모두에게 애착이 가는데, 그래도 그중 하나를 꼽자면 습작 중 『그네의 달인』이라는 작품 속 아이를 꼽고 싶어요.


『그네의 달인』이라는 동화는 열 살이 되어서도 그네 타는 법을 모르는 아이가 자기보다 어린아이에게 방법을 배우며 우정을 나누고 자신감을 얻는 이야기예요. 해내야 할 것이 많은 요즘 아이들의 마음속에는 조바심이 자리잡기 마련인데, 유치원생도 곧잘 타는 그네를 못 타는 아이의 마음은 어땠을까요? 저는 이 아이에게 그네를 즐기는 방법은 무수히 많고, 언젠가는 그네뿐만 아닌 네가 원하는 그 무엇이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할 줄 알게 될 거라고 말해주고 싶었습니다.


4. 동문님께서는 3년이 넘게 꾸준히 작품을 창작하셨는데요. 여러 작품을 창작하시면서 작품에 대한 영감은 보통 어디서 받으시나요?


역시 아이들을 키우며 얻게 되는 엄마의 감정과 여러 에피소드가 작품을 창작하는데 큰 영감을 줍니다. 앞에 소개한 『그네의 달인』이라는 작품도 첫째에게 영감받은 이야기 중 하나예요. 아이의 친구들이나 학교 이야기 역시 작품에 좋은 영감을 주곤 해요. 다양한 아이들의 성격을 관찰하며 등장인물들을 만드는 데 참고하기도 하고 아이들의 에너지로 가득한 생생한 교실 풍경을 상상하며 여러 이야기를 써 내려가기도 하죠. 


하지만 무엇보다 저에게 가장 큰 영감을 주는 건 나도 모르게 내 안에 쌓여온 이야기들이라고 생각해요. 삶을 살아오며 직접 겪었던 여러 경험과 감정들을 이야기로 풀어낼 때, 가장 진정성 있는 이야기를 쓸 수 있는 것 같습니다. 


5. 이번 신춘문예 심사평에서도 AI가 언급될 만큼 문학 창작 환경이 변하고 있는데요. 작가의 애정과 고민을 통해 나온 작품만이 가진 독보적인 가치가 AI 시대에 어떤 의미를 갖게 될지 작가님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실제로 이번 신춘문예 응모작 중에 AI로 작성한 글이 꽤 있었다고 들었어요. 그렇지만 심사위원분들은 쉽게 구분할 수 있었다고 해요. 다만 기술 발전의 속도를 보면 언젠가 AI로 작성한 글을 독자들이 구분할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러한 변화에 작가로서 불안함이 드는 건 사실이에요. 그럴 때마다 저는 작가가 아닌 독자의 입장이 되어 깊이 생각해 봅니다. 그러다 보면 머릿속에 남는 단 하나의 단어는 ‘사람’이에요. 문학은 단순한 글이 아니라 영혼을 담아 서로를 조금이라도 이해하고자 애를 쓴 욕망의 결과물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저는 AI가 만든 문학에서는 영혼의 향기도 감동도 느낄 수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6. 동화를 통해 아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현실에서는 왜 그렇게 부러운 사람이 많은지 모르겠어요. 어릴 때도 그랬고, 성인이 된 지금도 마찬가지예요. 아마도 사람들은 자신의 약하거나 숨기고 싶은 부분, 상처에 대해 쉽게 말해주지 않아서 그럴 거예요. 


그런데 동화 속에는 부러운 사람이 별로 없어요. 알고 보면 모두 나와 비슷하거든요. 완벽한 사람은 없다는 걸 알면서도 슬퍼했던 현실과 달리, 동화에서는 완벽하게 행복한 사람도, 완벽하게 슬픈 사람도 없다는 걸 자꾸만 이야기해요. 동화를 통해 아이와 어른 모두가 자꾸만 괜찮아지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동화 속에 나오는 주인공이 결국엔 웃게 되듯이 책을 덮는 마지막 순간에는 모두가 웃음 지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7. 학부 시절, 숙명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저는 대학 시절 흑백사진 동아리 ‘숙미’에서 활동했었어요. 필름 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암실에서 직접 인화하며 동기들과 신나게 전시 준비를 하던 때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수업 시간을 빼고는 주로 암실에 있어서 온몸에 약품 냄새를 풀풀 풍기며 캠퍼스를 돌아다니던 것도 추억이네요. 지나고 보니 너무나 반짝반짝 빛나는 시절이었습니다.


학과 수업 중에는 시 창작 수업을 좋아했는데요, 교수님께서 제 과제를 칭찬해 주셨던 일이 기억나네요. 그때 제출한 시 가운데 한 작품이 『청파문학』에 실렸는데, 또 다른 국문학과 교수님께서 보시고는 계속 시를 써보라고 말씀해 주셨어요. 덕분에 글 쓰는 일에 조금이나마 자신감을 느끼게 되었고, 시인은 아니지만 제가 좋아하는 사진 잡지사에 입사하여 기자로 일할 수 있었습니다.


흑백사진 동아리 '숙미' 활동 시절


8. 마지막으로,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라자니 라로카의 『빨강, 하양 그리고 완전한 하나』라는 동화에서 백혈병에 걸린 엄마가 죽기 전 딸에게 남긴 편지의 한 구절을 옮겨보겠습니다.


‘...우리 딸 레하, 너는 타고난 재능을 발휘하고 열심히 공부해서 네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 돼. 네가 원하면 의사가 되어도 좋아. 아니, 시인이 되어도 좋고, 배우가 되어도 좋고, 혹은 집에서 아이를 키우는 평범한 엄마가 되어도 좋아. 또는 이 모든 걸 다 해도 돼. 네가 무엇을 하든, 네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모이고 늘 행복했으면 좋겠어.’


저는 하고 싶은 일을 잠시 미뤄두고 집에서 두 아이만 키우며 오랜 시간을 보냈어요. 그럴 만한 사정이 있었다고 변명하고 싶지만, 그 변명이 가장 통하지 않는 사람은 바로 저 자신이더라고요. 얼마나 힘든 시간이었는지 알면서도 스스로 그 수고와 희생을 인정해 주지 않았던 것 같아요.


후배님들은 졸업한 후에 훌륭한 직업인이 될 수도 있고 저처럼 집에서 아이를 키우는 엄마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자신이 몰두할 만한 무언가를 찾을 수도 있을 거예요. 그저 지금 내 모습이 어떻든, 그래도 좋다고 이야기해 주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레하 엄마가 남긴 말처럼 당신이 무엇을 하든, 당신의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모이고 늘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취재: 숙명통신원 24기 명수민(문헌정보학과 24), 한나림(법학부 25)

정리: 커뮤니케이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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