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판 위 수호신은 멈추지 않는다…한국 여자 아이스하키의 상징, 신소정 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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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커뮤니케이션팀
- 인터뷰자
- 작성일 2026-04-27
- 前 여자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신소정 코치(체육교육과09) 인터뷰

빙판 위에 홀로 선 골텐더는 마지막 순간까지 골문을 지키는 사람이다. 불모지에 가까웠던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의 골문을 묵묵히 지켜온 신소정 코치는 수많은 국제 대회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활약하며, 이제는 종목을 대표하는 존재가 됐다.
은퇴 후에도 그는 빙판을 떠나지 않았다. 후배들을 이끄는 지도자이자 아이스하키를 더 많은 이들에게 알리기 위해 새로운 무대에 도전하는 개척자로 힘쓰고 있다.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그의 여정을 숙명통신원이 따라가 보았다.
1.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전 여자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선수였고, 현재는 고려대학교 아이스하키팀에서 코치를 맡고 있는 신소정입니다. 숙명여대 체육교육과 09학번으로 입학해 4학년 1학기까지 다녔고, 이후에는 선수 생활을 이어가기 위해 캐나다로 건너가면서 아쉽게 졸업은 하지 못하였어요. 비록 학업을 마무리하지는 못했지만, 지금도 늘 스스로를 숙명인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북미 여자 아이스하키 리그 진출 당시 (오른쪽 두 번째)
2. 여덟 살 때 유소년 클럽을 통해 아이스하키를 처음 접하신 것으로 알고 있어요. 아이스하키 선수가 되어야겠다고 결심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으신가요?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여러 종목을 취미로 접하게 됐는데, 그중에서도 아이스하키는 다른 스포츠와 비교할 수 없는 박진감과 속도감이 있어 강하게 끌렸습니다. 마침,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이야기가 나오던 시기였고, “나도 언젠가 저 무대에 서고 싶다”라는 꿈이 자연스럽게 생겼어요.
포지션으로 골텐더를 선택한 계기도 의외로 단순해요. 로봇처럼 보이는 골리의 모습이 멋있게 느껴졌고, 무엇보다 퍽이 패드에 맞을 때 나는 소리가 좋아 직접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모님께 골리를 하고 싶다고 말씀드렸을 때는 어린 딸이 몸으로 퍽을 막는다는 점 때문에 걱정도 많이 하셨지만, 꾸준히 설득한 끝에 허락을 받았고 초등학교 2학년 2학기부터 골리로 완전히 전향하게 됐어요.
3.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북미 여자 아이스하키 리그(NWHL)에 진출하셨고, 2020년에는 남자 실업팀 역사상 최초의 여성 코치를 맡으셨어요. 이러한 ‘최초’라는 타이틀이 선수님께 동기부여가 되었는지, 혹은 부담으로 느껴질 때도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물론 감사한 일이지만, 동시에 큰 책임과 부담이 따른 것도 사실이에요. ‘선구자’라는 자리가 단순히 처음 경험하는 사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그 평가가 다음 세대 선수들의 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특히 남자 프로팀 최초 여성 코치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더욱 무게감을 느꼈습니다. 제가 어떻게 평가받느냐에 따라 여성 지도자들의 기회가 달라질 수 있다는 생각에, 누구보다 철저히 준비하며 “여성도 충분히 해낼 수 있다”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최선을 다했어요.
선수 지도 중인 신소정 코치
4. 중학교 1학년 시절 처음 아이스하키 국가대표로 발탁되셨고, 이후 15년간 국가대표로 활약하셨습니다. 선수로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언제인가요?
단연 올림픽입니다. 환경이 좋지 않았던 시기에도 포기하지 않았던 이유는 오직 하나, 올림픽 무대에서 뛰고 싶다는 목표 때문이었어요. 2018 평창동계올림픽은 결과를 떠나 제 평생 준비해 온 모든 것을 쏟아부었던 대회였고, 동시에 선수로서의 마지막 무대였기도 했기에 지금까지도 마음속에 가장 깊이 남아 있습니다.
(※주: 신소정 선수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 주전 골리로서 5개 경기에 모두 출전하였으며, 239개의 슈팅 중 211개나 막아내며 높은 선방 능력을 보여줬다.)
2018 평창올림픽 출전 모습 (오른쪽 골문 앞)
5. 2022년에 고려대학교 남자 아이스하키팀에 합류하셔서, 현재까지 팀 내 유일한 여성 코치로 활동하고 계십니다. 여성 지도자로 현장에서 활동하시며 겪으신 어려움은 없으셨나요?
코칭 자체에 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다만 라커룸처럼 선수들이 장비를 갈아입고 샤워하는 공간에서는 항상 조심해야 하는 부분이 있죠.
대명 프로팀에서 코치를 시작했을 당시에는 국내 최초 여성 코치였기 때문에 선수들이 낯설어하기도 했는데, 현역 시절 남자 선수들과 꾸준히 훈련했던 경험이 있어 서로를 받아들이는 데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지속적으로 소통한 결과 시즌을 잘 마무리할 수 있었어요. 또 이러한 실업팀에서의 경험 덕분에 이후 고려대학교에서 지도할 때는 훨씬 빠르게 녹아들 수 있게 되었죠.
6. 아이스하키는 아직 대중적으로는 다소 낯선 종목이기도 합니다. 아이스하키가 앞으로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아이스하키는 결국 ‘알려지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능 프로그램 <야구여왕> 출연을 결심한 이유도 아이스하키를 대중에게 알릴 좋은 기회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작은 계기라도 아이스하키를 접할 청구가 많아진다면 분명 자연스레 관심과 참여로 이어질 것이라 믿고 있어요.
7. 현재 채널A의 예능 프로그램 <야구여왕>에 고정 출연하며 아이스하키 골리 출신답게 포수로 맹활약하셨어요. 야구라는 완전히 다른 종목에 도전하며 새롭게 느낀 점이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선수 은퇴 후에 공허함이 있었는데, 야구라는 팀 스포츠를 통해 다시 한번 에너지를 느낄 수 있어 행복했어요. 또 한편으로 완전히 새로운 종목을 배우는 입장이 되니 지도자로서 놓치고 있던 세밀한 부분도 돌아보게 되었고, 이러한 경험이 오히려 코칭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답니다.
채널A <야구여왕>에서 포수로 활약 중인 모습
8. 숙명에서의 경험 중, 선수나 지도자로 활동하는 데 도움이 된 배움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체육교육과에서 지도자가 갖추어야 할 태도와 기본 소양을 배울 수 있었던 점이 가장 큰 자산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시에는 이론으로만 느껴졌던 내용들이 실제 지도 현장에서는 생각보다 도움이 되었어요. 특히 리더십 관련 강의를 통해 다양한 분야 속 리더들의 경험과 조언을 접했던 기억이 있는데, 지도자로서 방향성을 고민할 때마다 그 배움이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습니다.
9. 앞으로 개인적으로 도전해 보고 싶은 목표나 지도자로서 세운 계획이 있나요?
선수 생활 동안 많은 분들의 도움 덕분에 높은 리그를 경험하고, 올림픽이라는 꿈의 무대에도 설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언젠가 저도 비인기 종목 선수들에게 ‘키다리 아저씨’ 같은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돕고 싶습니다. 그 마음이 지도자 활동과 더불어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이기도 합니다.
더 나아가 여자 대학팀 창단에도 힘을 보태고 싶어요. 그 시작이 숙명이 된다면 제게는 더욱 뜻깊은 일이 될 것 같습니다.
10. 마지막으로 체육·스포츠 분야를 꿈꾸는 숙명여대 학생들에게 조언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체육·스포츠 분야는 건강과 웰니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흐름과 맞물려 앞으로 더욱 성장 가능성이 큰 영역이라고 생각해요. 또한 스포츠는 콘텐츠, 마케팅, 경영, 데이터, 의료 등 여러 산업과 연결될 수 있는 영역이죠.
체육교육과 학생들은 교직만을 진로로 한정하기보다 더 넓은 시야로 가능성을 바라보고, 방학 기간에는 인턴십 등 다양한 현장 경험에 도전해 보시길 바랍니다. 다른 학생들도 전공 여부와 관계없이 스포츠에 대한 관심과 열정을 가지고 도전한다면 예상치 못한 기회를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숙명여대 학생 여러분들을 항상 응원하겠습니다.
취재: 숙명통신원 기획취재팀 24기 이예린(일본학과 24), 안소현(문화관광학전공24)
정리: 커뮤니케이션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