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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인터뷰

학생 INTERVIEW

美·英 명문대서 추억과 학점을 동시에…'숙명 Honors 프로그램' 참가자들을 만나다

  • 조회수 610
  • 작성자 커뮤니케이션팀
  • 인터뷰자
  • 작성일 2025-04-18
  • 숙명 Honors 프로그램 참가자 이윤재·이채은·서하은 학생 인터뷰


(왼쪽부터) 이윤재, 이채은, 서하은 학생.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것이 학교생활 중에서 가장 잘한 선택이었어요. 더 큰 목표가 생겼고,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었습니다"


국제협력팀이 주관하는 단기 국제교류 프로그램 '숙명 Honors(아너스) 프로그램' 참가자들이 입을 모아 하는 말이다. 이윤재(생명시스템학부 22), 이채은(컴퓨터과학전공 22), 서하은(르꼬르동블루외식경영전공 21) 학생은 지난해 여름 미국과 영국 명문 대학에서 계절학기 수업을 들으며 짧지만, 강렬한 경험을 쌓았다. 


각자의 전공과 진로에 맞춰 UC버클리, 스탠포드, 케임브리지 대학으로 떠난 이들은 세계 각국의 학생들과 교류하며 수업 학점까지 채웠다. 숙명 Honors 프로그램으로 글로벌 무대에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한 학생들의 특별한 이야기를 숙명통신원이 전한다. 


1. 숙명 Honors 프로그램을 처음 알게 된 계기와 참여를 결심한 이유가 궁금해요.


이윤재: 저는 해외 대학원 진학을 희망해 학부생 때 외국 생활이 저에게 맞는지 알아보고 싶었어요. 교환학생을 준비하기엔 시간적 부담을 느끼던 찰나, 이 프로그램으로 UC버클리에 다녀온 같은 과 선배의 추천으로 지원했습니다.


이채은: 해외에서 공부해 보고 싶어도 한 학기 동안 가야 하는 교환학생은 부담스러웠는데, 숙명 Honors 프로그램을 알게 됐어요. 컴퓨터과학전공의 전공필수 과목을 파견 대학에서 수강하면 전공 학점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어요.


서하은: 저는 외식 기업에서 상품을 기획하는 일에 관심이 있는데요. 해외 식문화를 직접 경험하는 게 제 진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어요. 당시 7학기에 재학 중이었기 때문에 단기 프로그램인 숙명 Honors 프로그램을 선택했습니다.


이윤재 학생이 다녀온 미국 UC버클리 캠퍼스.

2. 세 분이 각 대학을 선택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이윤재: 이 프로그램을 추천한 선배가 UC버클리의 생리학 실험 수업을 알려줘서 저도 같은 수업을 듣고 싶었어요.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대학의 실험실 환경이 궁금했고, 매주 실험 보고서를 영어로 작성하는 경험이 향후 해외 대학원 진학에도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이채은: 제 전공인 컴퓨터과학에서 대학 순위가 높은 UC버클리와 스탠포드 중 고민했는데요. 파견 기간이 8주로 더 긴 스탠포드 대학을 선택했어요. 스탠포드는 실리콘밸리와 가까워 인텔, 구글, 애플을 탐방하며 현직자분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서하은: 저는 다채로운 식문화를 체험하기 위해 영국을 선택했어요. 영국은 역사의 영향으로 다양한 퓨전 요리가 존재해서 여러 가지 맛과 스타일을 느낄 수 있을 거라 기대했어요. 1200년대부터 이어져 온 케임브리지의 유서 깊은 디너 파티도 경험해 보고 싶었답니다.


3. 숙명 Honors 프로그램은 Honors 전형과 일반 전형으로 나눠 선발하는데요.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 어떤 준비를 했는지 소개해주세요.



Honors 전형
일반 전형
선발 절차
1차 서류전형 2차 면접전형
서류전형
평가
누계 평점 20% 면접전형 80%
누계 평점 50% 서류전형 50%


서하은: 저는 Honors 전형으로 지원했습니다. 우선 지원서를 세 단락으로 나눠 작성했는데요. 지원 동기, 학업 계획, 향후 발전한 저의 모습 순으로 케임브리지의 프로그램과 접목해 서술했어요. 특히, 외식업 분야의 서포터즈 경험과 4년 동안 먹은 음식을 평가하고 기록한 제 블로그를 언급했어요.


면접에서는 지원서를 기반으로 예상 질문을 만들고 한국어와 영어 두 가지 버전으로 답변을 준비했어요. "숙명여대를 어떻게 알릴 것인가?"라는 예상치 못한 질문이 무척 당황스러웠지만 티를 내지 않았어요. 연합 동아리를 설립해 사람들을 단합해 본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대학을 긍정적으로 알리겠다고 답변드렸죠. 


이채은: 저는 일반 전형으로 다녀왔어요. 소프트웨어중심대학사업단에서 추진한 여러 프로젝트와 5개 학교 연합 해커톤 대회에 참가한 경험을 바탕으로 파견교에서 해당 분야를 깊게 공부하고 싶다는 의지를 지원서에 담았습니다.


4. 이 프로그램을 통해 계절학기 최대 6학점을 인정받을 수 있는데요. 어떤 수업을 수강했나요?


이윤재: 교양과 전공 수업을 하나씩 들었어요. 교양 수업 'Language, Culture and Film'은 영화의 기본 개념을 배우고, 실제로 영화를 만들면서 이론을 적용하는 방식의 수업이에요. 학생 대부분이 동양인이었고, 교수님은 영어가 서툴러도 편하게 참여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셨어요. 기말 과제로는 조별로 10분 분량의 영화를 만들었는데, 촬영부터 편집까지 함께하면서 협동심을 길렀어요. 무엇보다 버클리에서의 추억을 영화로 남길 수 있어서 정말 좋았죠.


전공 수업인 'Human Physiology Laboratory'는 생명과학 전공 학생들을 위한 실험 수업이에요. 간단한 실험부터 개구리 해부까지 다양한 실험을 했어요. 


이채은 학생이 참여한 테니스와 와인 수업.


이채은: 저는 저희 학과의 전공필수 과목인 알고리즘 수업을 들었어요. 파견교에서는 5학점 수업이지만 본교에서는 3학점으로 인정받았습니다. 수업이 영어로 진행되는 만큼 한국과 다른 용어가 있어 추가 공부가 필요했어요, 예를 들어, 교집합이 없는 서로소 관계는 영어로 'Disjoint'라고 하더라고요.


이외에도 테니스와 와인 수업을 들었어요. 와인 수업은 직접 와인을 시음해 보고, 블라인드 테스팅으로 시험을 보는 게 재밌어서 추천하고 싶어요. 


서하은: 아쉽게도 케임브리지에는 제 전공인 외식경영 관련 수업이 없었어요. 대신 제 관심사를 바탕으로 7과목을 이수했어요. 그중 제가 외식업과 연관을 느낀 수업을 소개해 드릴게요.


먼저 'Art and the Senses in the British Baroque'는 예술 작품을 오감으로 느끼는 수업이에요. 그림 속에 등장한 술, 음식, 과일 등을 통해 평민과 귀족의 식문화 차이를 알 수 있었어요. 예를 들어 평민은 빵이나 치즈와 같은 간단한 음식을 주로 먹었고, 귀족은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음식을 즐겼습니다. 또한 식기 디자인이 당시와 지금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그 이유는 무엇인지도 고민해 보는 수업이었어요.


다음은 'The Art and Architecture of France: Royalty to Revolution'으로 프랑스의 성, '샤또' 건축이 시대별로 어떻게 변화했는지 배우는 수업이에요. 저는 음식의 변천사에 흥미를 느껴서 프랑스 왕실 만찬의 역사를 조사했어요. 


5. 해외 대학에서 수업을 들으면서 우리대학과는 어떤 점이 다르다고 생각했나요?


이윤재: 미국 대학에선 정해진 답을 찾아내는 것보다 자기 생각을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게 더 중요해요. 제가 들었던 생리학 수업에서도 가설을 세우고, 그 가설이 왜 성립하는지를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게 핵심이었어요. 실험이 실패하더라도 그 원인을 분석하고 설명하는 게 중요했죠.


교수님의 설명이 주를 이루는 한국 수업과 달리 미국 수업은 학생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내고 적극적으로 질문하는 분위기예요. 이런 방식이 학생들이 능동적으로 생각하는 힘을 키워준다고 생각해요. 


이채은: 곡선등급제(Grading on a Curve)라는 방식으로 성적을 산출하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일종의 상대평가 방식인데, 원점수가 아니라 전체 학생의 성적 분포를 기준으로 등급을 매기는 방법입니다. 처음에는, 이 방식이 낯설어서 주변 친구들에게 물어보며 이해했던 게 떠오르네요. 시험 분위기도 한국과 사뭇 달랐는데요. 학생이 시험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 부분과 그 이유를 교수님께 논리적으로 설명하면 답으로 인정해 주셨어요.


서하은: 영국의 학업 분위기도 답이 정해진 문제를 푸는 것보다 개인이 창의성을 발휘하는 데 중점을 두는 것 같아요. 어느 날은 케임브리지 근교의 피츠월리엄 박물관(Fitzwilliam Museum)에서 수업을 했는데, 교수님께서 이 공간을 그저 느끼는 것이 수업이라고 하셨어요. 학생들은 작품을 보고 토론하거나 혼자 작품을 바라보며 스케치하더라고요. 이런 수업 방식 덕분에 학생들이 일반적인 사고에 갇히지 않고 내가 말하는 게 정답이라고 외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는 것 같아요. 이런 환경에서 대학원에 가도 좋겠다는 생각이 크게 들었죠.


6. 숙명 Honors 프로그램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은 추억을 공유해 주세요.


이윤재: 한 번쯤은 외국인 친구들과 여행을 가보고 싶다는 마음에 차를 렌트해서 호수로 떠났어요. 낯선 나라에서 차를 타고 호수로 가는 여행이라니, 너무 낭만적이지 않나요? 호수에서의 이틀은 제게 처음 해보는 것투성이었어요. 호수에서 하는 수영, 쏟아질 것 같은 별, 밤새워 놀다가 해가 뜨는 걸 보는 것이요. 소중한 친구들과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쌓아서 아직도 그때를 떠올리면 웃음이 나요. 


서하은: 케임브리지에서는 계절학기 수업을 듣는 외국인 학생을 위해 영국 문화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해요. 그 덕분에 오케스트라 무대도 보고, 미술관도 관람할 수 있었죠. 영국 마트에서 식료품을 비교하면서 '왜 이건 비쌀까? 쌀까?' 하는 의문을 가지며 탐구하는 재미도 있었어요.


서하은 학생이 참여한 미술관 투어와 오페라의 유령 관람.


7. 프로그램 참가 이전과 이후를 비교했을 때 어떤 변화가 생겼나요?


이윤재: 전 원래 소극적인 성격이었는데, 미국이라는 새로운 공간과 사람들 속에서 적극적인 성격을 가진 새로운 저를 발견했어요. 더 이상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게 됐죠. 버클리에서 보낸 6주간의 시간이 제 인생의 터닝포인트(전환점)가 됐습니다.


이채은: 세상에는 정말 넓고 똑똑한 사람들이 많다는 걸 느꼈어요. 한국에만 있으면 길이 어느 정도 정형화된다고 생각해요. 위험을 감수하고 안 가본 길로 가기보다는 안전한 길을 선택하려는 경향이 많잖아요. 하지만 미국에서 다양한 나라에서 온 사람들이 자신의 가치를 높이고 좋은 기회를 얻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자극을 받았습니다.


서하은: 케임브리지에서 수업을 듣는 한 할머니와 대화를 한 적이 있는데, 이때 제 고정관념과 가치관이 부서졌어요. 한국은 고등학교에선 대입, 대학에선 졸업과 취업을 향해서 달려 나가잖아요. 하지만 그곳은 연령에 상관없이 자기가 하고 싶은 일에 도전하고 실현할 수 있었어요. 이 분과의 만남을 통해 '인생에서 무언가를 하기에 정해진 나이는 없구나'를 배웠어요. 동시에 '내가 나이가 들어서까지 행복하게 할 수 있는 일이 뭘까?'를 고민하게 됐습니다.


8. 영어 고민으로 프로그램 지원을 망설이는 숙명인이 있을 것 같아요. 


서하은: 저는 전화영어로 수업하고 영어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BBC 뉴스를 들었어요. 영화 '해리포터'나 드라마 '브리저튼'도 영어 자막으로 보며 귀가 빨리 뚫리도록 노력했고요. 하지만 이렇게 준비해도 막상 영국에 가니까 영어가 하나도 안 들리더라고요. 특히 스코틀랜드 쪽 교수님 수업은 정말 이해가 안 갔어요.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내일 수업 자료를 미리 받아볼 수 있을지 여쭤봤는데, 다행히 교수님이 아주 좋게 봐주셨던 기억이 납니다.


서하은 학생이 다녀온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캠퍼스.


9. 이 프로그램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에게 조언 부탁드립니다.


이윤재: 영어에 자신이 없더라도 망설이지 말고 꼭 지원해 보세요. 저도 그렇고, 영어를 유창하게 하지 못하는 친구도 많았어요. 문법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감 있게 영어로 말하면 진심이 통한다고 생각해요. 이 프로그램에서 소중한 외국인 친구를 많이 만나서 지금까지도 연락을 이어가고 있어요. 


서하은: 파견을 떠나는 학우분들께 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시간이 생각보다 빨리 지나가니 구체적인 목표를 정하고 매일 실행하면 뿌듯함을 느낄 수 있을 거예요. 예를 들어 매일 다섯 명과 대화해보기, 마트 3곳 이상 들러서 구경하기 같은 사소한 목표라도 좋습니다. 


그리고, 파견 생활을 기록하세요. 저는 블로그를 썼는데, 그때 느낀 생각과 감정을 오래도록 기억하고 볼 수 있어서 좋았어요.


10. 앞으로 여러분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이윤재: 버클리에서 6주를 보내며 내적으로 많이 성장했을 뿐만 아니라 생명 분야의 해외 대학원 진학에 굳은 결심을 다지게 됐어요. 열심히 공부하고 다양한 경험을 마주하면서 넓은 세상에 제 꿈을 펼쳐보고자 합니다.


서하은: 프로그램에 참여한 후 제 시야가 넓어지고 꿈이 더 커졌어요. 원래는 한국 기업에서 일하는 것만 생각했는데, 이제는 외국계 기업이나 글로벌 식품회사도 고려하고 있어요. 최종 목표는 제가 직접 외식 유통업을 운영하는 겁니다. 


취재: 숙명통신원 23기 고진(미디어학부 24), 서예린(문헌정보학과 24)

정리: 커뮤니케이션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