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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인터뷰

INTERVIEW

도전 그 자체의 삶, 여성 지휘의 개척자 김경희 동문

  • 조회수 413
  • 작성자 커뮤니케이션팀
  • 인터뷰자
  • 작성일 2024-03-27

"아무리 어려운 길일지라도, 누군가 용기 내어 처음 길을 닦아 놓으면 많은 이들이 따라 걸을 수 있겠죠" 


국내 여성 최초의 오케스트라 지휘자인 김경희 동문은 평생 누구도 가지 않은 새로운 길을 개척한 인물이다. 지난해 청주시립교향악단 여성 최초의 상임지휘자로 위촉되면서 새로운 역사를 계속 써내려가고 있다. 


숙명여대 학생들의 오랜 스승이기도 한 김경희 동문(작곡과 81)은 "도전 없이 발전을 이룰 수는 없다"고 말한다. 여전히 자신의 음악에 대한 자신감과 사랑을 원동력으로 무대를 만들어가는 그의 이야기를 숙명통신원이 들어보았다. 



1.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숙명여대 작곡과, 독일 베를린 국립예술대학 지휘과를 졸업한 지휘자 김경희입니다. 1989년 대전시립교향악단(대전시향) 지휘를 필두로 현재까지 활동하고 있습니다. 오케스트라는 과천시향과 전주시향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를 역임했고, 한국지휘자협회 회장을 맡아 우리나라 지휘계의 발전에 이바지했습니다. 


현재는 34년간 재직했던 숙명여대에서 퇴임했고, 2023년 11월 청주시향의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로 위촉받아 청주와 우리나라의 문화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2. 청주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 위촉을 축하드립니다. 여성으로는 최초인데 소감이 어떠신가요?


취임 연주에서 이곳 청주에서 'The First'라는 타이틀로 홍보를 시작했어요. 여성 지휘자로서 걸어온 쉽지 않았던 길을 축약해서 만들어 주신 의미로 저에게 다가와 그 길을 되돌아보는 좋은 계기가 됐습니다. 청주에서도 그동안 마에스트로(남성 지휘자)만 지키던 자리를 마에스트라(여성 지휘자)가 오게 된 것을 새로운 마음으로 받아들이며 잘 도와주고 있어서 감사한 날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3. 교수님께서 생각하시는 '클래식'만의 매력이 궁금합니다. 


흔히 클래식은 대중음악에 비해 상대적으로 어렵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어렵다고 아예 접근하기 어려운 분야로 생각하기보다 관심을 가지고 자주 듣는 습관을 지닌다면 클래식이 훨씬 더 친근하게 느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클래식 음악은 정서 함양을 고취하고 위로와 에너지를 주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정서발달에 도움을 주기 위해 태교 음악으로 클래식을 듣고, 하물며 식물도 클래식 음악을 들려주면 잘 자란다는 얘기도 있지 않나요? 음악이 없는 세상은 각박함과 메마름입니다. 클래식이 사람들의 생활에 꼭 필요한 요소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4. 8년 전 '국내 최초 여성 지휘자'라는 제목으로 SM인터뷰를 진행했는데, 지금 또 여성 최초 청주시향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로 인터뷰하고 있어요.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도전을 지속할 수 있는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삶 자체가 늘 도전이라고 생각합니다. 도전 없이 발전을 이룰 수는 없으니까요. 특히 지휘 분야는 여성이 전무후무했기 때문에 누구도 쉽게 그 길을 엄두 못 냈습니다. 그러나 화살촉이 한번 뚫고 지나가면 대는 그대로 통과하듯이 누군가 처음으로 길을 걷는다면 이후에 많은 사람이 그 길을 따라 걸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 마음으로 제가 하고 싶던 분야의 길이 열릴 수 있도록 노력했고 그 노력을 통해 원하던 무대를 만들어 갈 수 있었습니다. 그런 도전의 원동력은 제 음악에 대한 자신감과 사랑입니다.


5. 교수님이 생각하는 지휘자가 반드시 갖춰야 할 역량은 무엇인가요?


지휘자는 단순히 무용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음악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끌어내야 하는 사람이죠. 이를 위해 충분히 준비하고, 모든 에너지를 쏟으며 집중하지 않으면 자칫 음악이 흐트러질 수 있습니다.


우선, 좋은 귀를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음을 가려내고 앙상블을 만드는 과정에서 정확히 들을 수 있는 귀의 훈련이 돼있지 않으면 단원들과 마찰이 생길 수 있습니다. 더불어 악기 연주나 관련 지식이 필요하고, 지휘 기술과 이론도 알고 있어야 음악의 흐름을 잘 이끌어 갈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결국 사람을 통해 소리를 만들어 내는 것이기 때문에 단원들과 음악적으로는 물론 인격적인 부분까지도 세밀히 소통하며 좋은 음악을 최대한 끌어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6. 앞으로 교수님의 새로운 목표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지휘자의 나이는 60세부터라는 말이 있습니다. 많은 세월 동안 오케스트라를 다루며 익혀온 경험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오케스트라를 통해 나의 음악을 연주하는 사람이니 제 손에 들려 있는 지휘봉이 그 역할을 할 기회가 늘 있기를 바랍니다.


현재 저의 목표는 새로 부임한 청주시향을 누구나 보고 싶고, 듣고 싶어 하는 단체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여성 지휘자의 길에 한 획을 그은 만큼 지휘 세계에서 핵심을 다하는 지휘자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취재: 숙명통신원 22기 송희재(중어중문학부 22), 신예은(법학부 22)

정리: 커뮤니케이션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