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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인터뷰

INTERVIEW

평온한 수학을 꿈꾸는 너에게…'수학 불안' 돕는 22년 차 교사 김현주 동문

  • 조회수 883
  • 작성자 커뮤니케이션팀
  • 인터뷰자
  • 작성일 2024-04-03
  • 수학 교사 김현주 동문(수학과 97) 인터뷰


수학을 유독 힘들어하는 학생의 불안감을 해소하는 방법이 있다면 얼마나 큰 도움이 될까? 22년 차 수학 교사 김현주 동문(수학과 97)은 이런 ‘수학 불안’ 학생을 위한 관리 프로그램을 개발한 점을 인정받아 2022년 대한민국 수학교육상, 2023년 교보교육대상(창의인재육성 부문)을 수상했다.


수학을 통해 학생들의 성적뿐 아니라 인성과 창의성까지 키우는 데 앞장서고 있는 김현주 동문의 이야기를 숙명통신원이 들어봤다.


 

1. 먼저, 2023년 교보교육대상 창의인재육성 부문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기분이 어떠신가요?


이렇게 큰 상을 받아서 너무 큰 영광입니다. 그동안 묵묵히 학생들을 위해서 열심히 노력한 제게 응원의 의미로 주어진 상이라고 생각해서 매우 기쁩니다. 


2. 동문님이 직접 개발하신 수학 불안 관리프로그램은 어떤 내용인가요? 


일명 K-UTF라고 하며, 총 10차시입니다. 크게 진단 단계-처치 단계(수학적 처치, 심리적 처치)-피드백으로 이뤄진 복합적 처치 프로그램입니다. 이 프로그램의 목적은 수학 불안을 스스로 관리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학교 현장에서 학교급, 성별 등에 상관없이 쉽게 도입할 수 있는 유연한 프로그램입니다. 


3. 프로그램을 단계별로 자세히 설명해주세요.


우선 자신의 수학 불안이 언제, 어떻게, 왜 시작됐는지 스스로 진단하는 단계를 거쳐 수학적 처치와 심리적 처치가 들어갑니다. 수학적 처치에서는 실생활 맥락을 활용한 문항을 친구들과 같이 해결해 보면서 수학의 가치를 깨닫고 내적동기를 강화할 수 있습니다. 또한, 다양한 풀이 방법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긴장감을 덜 수 있습니다. 


심리적 처치에서는 불안을 느낀 수학적 상황을 극복하면서 스스로 불안을 관리하도록 설계했습니다. 마지막으로 피드백 단계는 선생님들의 심리적, 인지적 피드백을 통해 오류를 잡아내고 자신의 장점을 깨달아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했습니다.


4. 어떻게 이 프로그램을 만들게 됐나요?


제가 학창 시절에 시험 불안이 있었어요. 그래서인지 유독 긴장하고 힘들어하는 학생들을 보면 도움을 주고 싶었어요. 자신의 감정이 ‘수학 불안’이라는 것을 스스로 인지하고, 수학 불안이 높아질 때 이를 관리할 수만 있으면 공부를 좀 더 편하게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5. 수학 불안 관리프로그램의 우수성은 EBS 등 여러 교육방송에서도 인정받았는데, 이 관리프로그램이 현재 어떻게 활용되고 있나요?


K-UTF 프로그램을 통해 추상성이나 위계성 등 수학의 특성과 학습 방법에 불안을 느끼는 학생들에게 유의미한 효과가 있다는 점이 나타났어요. 감사하게도 프로그램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2019년 EBS 다큐프라임 제7부 수학이 불안한 아이들 편에 방송됐어요. 2024년에는 K-UTF에 관한 책 ‘평온한 수학을 꿈꾸는 너에게’를 출판했어요. 2019년부터 현재까지 방과 후 프로그램과 교과 보충 시간을 이용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고, 교사 연수 등을 통해 다른 선생님들께도 알려드리고 있어요. 



6. 수학 교과에 인성과 창의성을 함양하는 수업 모형도 개발하셨다고요.


2015년에 인성교육진흥법이 나오면서 인성교육이 교육계에서 큰 이슈였는데요. 사실 수학이라는 교과목은 전문성이 매우 강조되기 때문에 강의식 수업이 필수거든요. 그래서 선생님이 개념 강의하고, 문제 풀이하고, 학생들이 친구와 문제에 관해 이야기하고, 발표하는 일반적인 수학 시간에 쉽게 발현되고 함양할 수 있는 인성 요인이 무엇이 있을지 고민했어요. 또한 교실 환경을 어떻게 해야 인성교육과 교과교육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을까도 연구했죠. 그 결과 수학 교과 인성 검사지와 민주적 학습 공동체를 기반으로 인성을 함양할 수 있는 수업모형을 개발했습니다.


7. 수학 교과는 답이 정해져 있고 딱딱한 과목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인성·창의성과 수학 교과는 어떤 상관관계가 있나요?


맞습니다. 수학 교과는 논리성을 강조하는 학문이고 내용 자체가 어렵다 보니 대부분 그렇게 생각하죠. 


저는 학교에서 수학 수업을 할 때 인성과 창의성을 함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수학 문제의 답은 하나지만, 답을 구하는 과정은 다양할 수 있어요. 그렇게 서로 의견을 나누면서 소통과 배려 요인을 함양할 수 있어요. 


또 그 과정에서 창의성을 발현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창의성의 정의는 학자나 기관에 따라 다양하지만, 저는 기존의 지식에 자신의 것을 더해 새로운 것을 창출하는 역량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먼저 공부를 제대로 한 뒤 주어진 수학 문제에 다르게 접근하는 방법을 탐구하고, 수학적 모델링을 이용해서 실생활 문제의 답을 구하고, 이를 다시 현실 세계에 도입하는 등 수업 시간에 창의성을 함양할 방법은 다양합니다.



8. 동문님이 수학 교사가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어렸을 때는 말을 재미있게 해서 선생님 놀이 하는 걸 좋아했어요. 그 후에 중·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사실 교사가 되고 싶다는 꿈을 잊고 살았어요. 그러다가 수학과에 진학하고 졸업 후 금융계열 사기업에 공채로 입사했는데, 공부를 그만두기에는 조금 아쉬워서 야간에 수업을 들을 수 있는 숙명여대 교육대학원에 진학했습니다. 


회사에서는 기획 업무를 했는데 생각보다 일이 너무 재미있었어요. 회사의 1년 계획을 세우고, 구체적인 운영안을 만드는 작업이 제 적성에 잘 맞았거든요. 그렇게 2년 정도 워커홀릭 수준으로 일하다 보니 체력적으로 견디지 못할 때가 생겼어요. 그러다가 퇴근길에 교복 입은 학생들을 보게 됐는데 그때 마침 선생님이 되고 싶었던 어릴 때 생각이 나는 거예요. 그래서 교사의 꿈을 다시 갖게 됐고, 운이 좋게 교육대학원 졸업과 동시에 교사 일을 시작했습니다.


9. 수학을 기피하는 학생들이 수학에 쉽게 접근하는 방법이 있을까요?


우리나라 학생들은 아무래도 수학이라는 교과목을 매우 부담스러워합니다. 대입에서 가장 중요한 과목 중 하나가 수학이기 때문이죠. 비현실적으로 들릴 수 있지만, 수학 자체가 원래 어려운 학문이라고 인정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할 것 같아요. 위대한 수학자 오일러도 자신의 증명 방법이 틀렸다는 것을 나중에야 알았다고 하듯이, 수학은 내 인생의 다양한 문제를 합리적이고 논리적으로 해결하는 역량을 기를 수 있는 최적의 교과목이라고 생각해요. 그러니 나의 미래를 위해 학창 시절에 수학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보는 건 어떨까요?


10. 같은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숙명여대 학우들을 위해 조언 부탁드립니다.


아쉽게도 숙대는 사범대가 따로 없어 수학과에서 수학 교사를 꿈꾸는 학생들은 조금 힘들다고 느낄 수 있어요. 그러나, 본인의 꿈을 이루고자 노력한다면 교직 이수를 하거나 교육대학원에 진학하는 등 다양한 방법이 있습니다. 참고로, 교사라는 직업은 소명이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학생을 사랑하지 않는 교사는 학생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많이 끼쳐요. 그래서 교사가 되기 전에 내가 진정으로 교사가 되기를 원하는지, 어떠한 교사가 되고 싶은지 꼭 진지하게 고민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취재: 숙명통신원 22기 김규나 (홍보광고학과 21), 22기 신예은 (법학부 22)

정리: 커뮤니케이션팀